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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 리뷰의 리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독후감 리뷰

by Who is Hu 202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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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리뷰의 리뷰

책을 고른 이유

군 복무 당시 친한 동기가 추천해줬던 책이었다. 제대 후 거의 기억 속에서 잊힐 무렵, 서점에서 문득 제목을 보고 그 기억이 생각났다. 히가시노 게이고. 다른 수필집이나 책 추천에서 많이 보였던 이름이다. 일단 책을 들고, 결제했다. 책 표지도 특이한 것이, 윗면, 옆면, 앞면을 은으로 덮은 것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줄거리

 세 도둑이 도주하다가 한 폐가에서 쉬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건져갈 것이 있나 집을 뒤져보다 이 폐가가 과거 잡화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무도 없는 공간에 갑자기 툭 하고 우유 통에 편지가 떨어진다. 사연이 있는 편지. 고민상담을 하는 편지에 도둑들은 당황한다. 한 도둑이 답장을 써주자고 제안하고, 답장을 써서 우유통에 넣자 어느새 사라져 버린다. 갑자기 다시 답장이 오고, 도둑들은 오싹한 기분이 든다. 답장은 과거에서 온 편지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현실과 다르게 굉장히 느리게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도둑들은 진지하게 편지에 대해 고민하고 답장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고민상담 편지들이 하나둘 들어오고, 도둑들은 이 사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답장을 해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씨가 있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기 시작했지만, 장난스러운 고민조차 진지하게 답장했고, 이 와중에 진지한 고민상담 편지에 대해서도 답장하며 나미야 잡화점은 고민상담의 장으로 변모하게 된다.

인상 깊었던 내용

 인상 깊게 남았던 여러 부분이 많다. 일단 큰 틀에서 생각해보면, 나미야 잡화점을 중심으로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동시설에 불이 났을 때, 한 남자의 희생 덕분에 목숨을 구해 가수가 된, 그 가수의 가장 유명한 곡을 듣고 위로를 받는 다른 사연의 주인공. 같은 시설에 있었던 한 여자아이는 유독 말이 없던 남자아이에게 직접 만든 목각인형을 선물 받았었고, 후에 아동시설에 화재가 났을 때, 도움을 주러 갔다가 재회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등. 읽는 내내 전개 방식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상황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워 마치 나도 나미야 잡화점의 마법에 걸린 느낌을 받았다.


 다음으로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씨에 대해서다. 처음에는 짓궂은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다 고민 상자를 만들어놓고 답장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장난스러운 질문을 해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그 질문에 답장하는 나미야 씨가 대단했다. 시간이 지나고, 입소문을 타기도 하고, 주간지에 실리기도 하면서 점점 유명해졌고, 그러는 사이 절박한 상황에 있던 한 아이가 상자에 고민 편지를 넣는다. 이 편지를 계기로 점점 진지한 고민이 많이 오고, 진지한 고민들에 함께 고민하며, 공감하며 답장을 해준다. 그리고 이 편지들 덕분에 수많은 사람의 인생이 바뀐다. 중요한 것은 나미야 씨는 고민 편지에 답장하기 시작한 이후로 더더욱 생기 넘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무언가에 열중할 거리가 있다는 것. 이를 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는 것. 이것이 삶을 사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미야 씨는 편지의 답장이 혹시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잡화점을 닫은 후 받은 편지들에서는 정말 좋은 영향들을 많이 줬다는 것에 내 마음도 덩달아 훈훈해지기도 했다.


 다음은 일본의 가정문화에 대해서다. 고민편지의 주인공 중 한 명은 아버지가 생선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할아버지 때부터 대대로까지는 아니지만, 가업을 이어받았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모양이다. 아버지는 아들 또한 가업을 물려받기를 원하지만, 아들은 음악을 업으로 삼기를 원하고, 이 때문에 가정의 분위기가 경직되기도 한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지지하는 편으로 돌아선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이것이다. 현재도 일본은 가업을 물려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업을 이어받는 것을 좋은 것으로 삼는 듯하다. 일단, 이 사연의 배경은 현재의 일본이 아닌 약 40년 전 일본이다. 그렇다면, 현대 일본 사회에서 가업이 있는 남자의 경우, 가업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는가? 아닐 것이라는 추측은 하지만, 나중에 일본인 친구에게 직접 물어봐야겠다.


 인상 깊은 구절이 있다. ‘이별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부차적인 이유가 생겨난 것,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인연이 끊기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침몰하는 배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네 명의 멤버들은 비틀스를 구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 고민편지를 쓴 인물 중 하나는 비틀스를 열렬히 사랑했던 인물이었다. 그래서 비틀스가 해체되었을 때, 그 누구보다 슬퍼했다. 후에 ‘비틀스’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을 때, 비틀스는 이미 서로 마음이 단절된 것으로 보였었다. 비단 소설 속 주인공만이 해당 사항은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이성 관계에 있어서 이 부분은 확실히 알아둬야 한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는 것을 알고, 소중한 인연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이 단절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내게는 필요하다.


 프레드릭 베크만의 ‘베어타운’에 이어 히라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내 인생 책에 추가해야겠다.

리뷰의 리뷰

이제 와서 과거의 내 글을 보니, 현재의 나와 다르게 내용이 어느 정도 틀이 짜여져 있다. 다시 말해,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에 대해 명확히 구분해 작성하고 있던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생각나는 단어들을 나열했던 것이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소재거리를 먼저 작성하고 그렇게 조금씩 큰 틀을 만들어나갔다. 하지만, 요즘 작성할 때에는 이런 요령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다시 그런 틀을 만들어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은 바로 내 감성이다. 매우 감성적인 사람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과거의 감성이 지금도 아직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어느 정도는 남아있기를 바란다.

 

삶을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 적어도 삶을 사는 원동력 중 하나는 무언가에 열중하는 것. 그리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 이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지금 현재 내가 열중할만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열중하고 있는 것이고, 회사에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게 기록과 목표가 하나하나 쌓이고 이를 되돌아봤을 때 충분히 열심히 했고, 잘했다는 그런 피드백을 나 스스로 할 때가 가장 기쁜 순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가업을 잇는다는 것. 과거에는 이것이 당연한 세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제가 발전하고 매체도 발전하면서 우리는 조금씩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며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비교라는 것은 인간의 생존본능에 기초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교를 통해 나 자신을 깎아내리고, 이 감정에 매몰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이에 관해서는 현재 '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여기에서 이 문제에 대한 많은 모범답안이 나올 것 같다.

 

일본인 친구에게 물어봐야겠다는 내용은 아직 못 물어봤다. 물어봤는데 까먹은 것일지도 모른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물어봐야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 그 인연의 끈을, 마음의 끈을 회복하려 나는 그닥 노력하지 않았다. 사랑했던 사람에게는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나는 회복하려 노력할 수는 있는 사람이다. 나라는 사람은 이 과정에서 너무 에너지를 많이 써서 이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아니면 거부당할까 두려워하는 것일까. 하나만이라고 콕 집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내 솔직한 생각들이라 생각한다.

 

자랑스럽다. 내 솔직한 이야기를 이렇게 쓰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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