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솔이었던 이유
예전엔 연애를 못했다.
2019년 04월 27일. 중간고사 기간. 현재 새벽 12시 45분
시험공부를 하다가 생각도 정리할 겸, 설거지도 할 겸, 이제 자야 되니깐 겸사겸사 샤워하러 들어갔다. 설거지를 하고, 머리를 감고, 몸을 씻다가. 문득 예전에 봤던 유튜브 영상들 생각이 났다. 연애 유투버들이 만든 영상이다.
영상 중 한 영상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지루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법! 바로 “말을 할 때 감정을 싣는 것”이다. 내가 평소에 말할 때 감정을 싣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감정을 실어서 말해보려 했다. 아까 봤던 영상도 연애 유튜브인데, 어떻게 하면 마음에 들고, 일적인 일로 자주 만나는 이성과 친해져서 데이트까지 이어지는지를 말하는 영상이었다.
샤워하다 문득 나는 영어를 쓸 때 감정을 실어서, 에너지 넘치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영어로 말할 때와 한국어로 말할 때의 자아가 다르다고 느꼈던 이유를 깨달았다. 내가 영어도 제대로 말 못 했음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의 내가 더 ‘진짜 나’ 같았던 이유를, 내가 연애를 못했던 이유를 깨달았다. 그 원인은 바로 눈치를 보느냐, 안 보느냐였다. 한국어로 말할 때는 눈치 보는데 신경 쓰느라 말할 때 감정이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으로 시작하니 많은 문제들의 실타래가 풀어진 느낌이었다. 첫 번째. 연애이다. 지금까지 나는 좋아하는 이성과 있을 때에는 그 감정을 일부러 감췄다. 티내면 너무 구질구질해 보이고 창피해 보였다. 티 내고 싶지 않아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면서 좋아하는 이성의 눈치만 봤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이 창피했고, 두려웠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 입에 내가 이러쿵저러쿵 오르내리지 않을까 두려웠던 것이다.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기 싫었던 이유도 다 그 때문이었다.
진짜 꽤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는데, 막상 쓰려니깐 50퍼센트 정도를 잊어버린 기분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첫사랑에게 내가 대한 걸 생각해 보면, 티 내는 걸 부끄러워했다. 빼빼로데이 전 날은 일요일이었다. 오죽 부끄러워했으면 일요일 저녁 혼자 학교에 빼빼로를 들고 갔다. 빼빼로에 어떤 말을 쓸까 고민하다 결국 써놓았던 글씨도 화이트로 다 지우고 첫사랑 책상 서랍에 놔뒀다. 첫사랑 옆에 앉아 있던 여자애가 '이거 네가 준거야?'라고 했을 때 나는 무덤덤한 척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게 내 첫사랑은 지나갔다.
대학교 1학년 때에도, 호감 가는 사람은 있었다. 근데 그러고 말았다. 친해지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굳이 하고 싶지 않았다. 연애에 대해, 여자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군대에 가서 깨달았다. '아, 여자가 예쁜 존재구나. 나도 연애라는 걸 해보고 싶다.'
여하튼. 말을 할 때 감정을 싣자. 리액션을 할 때에도 영어로 말할 때처럼 감정을 싣자. 나중에 이런 이야기들을 모아서 소설로 쓰는 것도 재밌겠다. 제목은 “눈치 보면 일어나는 일“이다.
열등감. 열등감도 내가 연애를 못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물론 이 열등감이 나를 성장시킨 원동력이기는 하지만, 내가 나를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좋지 않다. '부족한 것이 많다. 아직 더 해야 한다.' 항상 나는 이런 생각만 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한 유투버가 이런 말을 하더라.
"남의 눈치를 보느라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기 싫어서, 비호감을 사기 싫어서 자기 자신을 숨기며 알 속에 갇혀있지는 않나요. 나쁜 것들을 피하기 위해 여러분들은 좋은 것들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해보셨나요."
2023년 7월의 내가 이 내용을 다시 읽어보니 참 순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은 연애도 잘하고 있고, 예전만큼 그렇게 눈치 보지도 않는다. 난 예전의 내가 부끄럽지 않다. 저 때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전에 연애를 못했던 시절이 있었거나 현재 연애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와 같은 케이스는 아닐지. 만약 같은 케이스라면, 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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